Elwyn Laius Cyrillus
엘윈 라이오스 키릴루스

빛바랜 노동자의 칼


“그 일은 제 소관이 아닙니다만?”



Job
변호사
Region
브라이어즈위크
Age
37세
Called
He, Him
-
Appearance
요약 : 검푸른 머리칼에 청람빛 눈동자 / 안경 / 184cm, 호리호리한 체격 / 다정하지만 선을 긋는 듯한 어투 / 장식이 적은 무채색 쥐스토코르에 크라바트, 브리치스 차림
크라바트를 단정히 매고 쥐스토코르를 차려입은 멀끔하고 창백한 낯은 샌님처럼 깐깐한 표정을 하고 있다. 먹 냄새가 짙게 날 것 같은 사내의 고상한 콧등에는 안경이 얹혀있으며, 길고 진하게 팬 안와 아래로 긴 눈매에는 청람색 눈동자가 자리한다. 그는 상류계급과 어울릴 때에도 그의 출신을 보여주듯 가발을 따로 쓰는 일이 없다-만일 황제 앞이라면 그도 예법에 따를지언정, 그는 고작해야 노동 계급 출신 변호사가 아니던가?-. 곱슬기가 적당히 섞인 짧고 검푸른 머리칼을 가르마 타 넘겼다. 184cm의 키에 호리호리한 체격, 날렵하지만 반듯한 근골을 갖추었으며, 서 있는 자세가 곧아 대중 사이에 서서 발화하는 순간에도 그 당당함이 눈에 띄고는 한다. 출신지를 파악하기 어려울 만치 억양이 크게 묻어나지 않는 표준의 제국어를 구사하며, 언변은 변호사답게 유려하다. 책 잡힐 일을 만들지 않는 말투는 정중하며 현학적인 표현보다는 친숙한 어휘를 구사하는 쪽이지만, 늘 친절하지만은 않다. 
Detail
요약 : 조 비노슈의 제자의 제자 / 개천에 난 용 / 노동계급을 위한 변호사 / 성실함, 깐깐함, 정 많음, 메마른 다정함, 처세가 뛰어남 / 커피하우스 단골
조 비노슈가 설립한 학당의 졸업생이 제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새로 학교를 설립하고, 그 학교의 한 곳에서 엘윈도 사사했다. 굳이 따진다면 제자의 제자인 셈일까.
출생지는 할리카사 지역 항구 도시 어딘가, 무역선의 하역 작업을 하는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초급 아카데미조차 마치지 못했던 부모와 형제들 틈에서 유일한 개천의 용이다. 으레 가난한 집안이 그러하듯 남자는 연필 쥐는 법보다 신문 배달, 청소, 잡역과 같은 노동을 먼저 배웠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계층 상승의 욕구가 있던 그는 틈틈이 글을 익히면서 야학에 다니길 소망했고, 마침 비노슈의 제자 중 하나가 노동자 계급을 위한 학교를 설립하면서 저렴한 학비로 기초 교육을 마쳤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환경은 바뀌는 일이 없었다. 장시간 노동을 해도 근근히 입에 풀칠할 수 있는 환경이나,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다 신체에 영구적인 장애를 안게 되었어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한 그의 형제를 보며, 엘윈은 대학에 진학해 무언가를 바꾸어 보겠다는 열망을 가지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그는 머리가 좋았고, 제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적극성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저런 일을 하며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애쓰는 소년을 안쓰럽게 여긴 그의 선생님이 사설 장학 재단에 그를 추천했다. 전쟁 고아들이 대규모로 양산된 시기에도,  아니, 그런 시기인만큼 하층민의 교육에 뜻을 가진 아카데미 출신의 교육자들이 있었던 덕분이다. 그들의 지원으로 엘윈은 대학에서 고등 교육을 이수하고 지식인으로서 거듭날 수 있었다. 물론 좋은 집안 출신의 아카데미 졸업생들과 경쟁하는 일이 버겁지 않았다면 이상한 일이겠으나, 그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의 신의를 저버릴 수 없었으니, 적어도 재학 내내 장학금을 놓치는 일은 없었노라 자부한다.
그런 상황이어서인지, 변호사로 개업을 한 이래 글을 읽지 못해 사기를 당하거나 손해를 입은 농민과 노동자들의 삶을 대신해 변호를 도맡아왔던 터다. 실상 귀족의 재산분쟁이나 이혼 소송, 유언장 공증 등의… 자잘하고 돈이 되는 일감을 병행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테지만!-그러나 솔직하게, 빈민 구제법 외에 노동 계층을 위한 노동법조차 거의 없다시피한 시대에 그들을 위해서만 일하며 먹고 살 수 있던가?-. 어쨌든 그의 사무소는 늦은 시간까지도 불을 밝히고 어려운 사람들의 자잘한 억울함을 듣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스물 한 살 법률사무소의 시보로 시작하여 제가 개업을 한 것이 스물 일곱, 이후 10년을 싸웠다. 본디 할리카사와 남대륙에 머무를 생각이었으나, 은사님의 소개를 받아 처음 맡은 사건을 계기로 동부 브라이어즈위크에 사무소를 차렸다. 그즈음 브라이어즈위크에서 마녀 재판이 열렸고, 배우자의 막대한 재산을 상속했으나 질시와 편견에 시달려 마녀 재판을 받게 된 한 미망인을 변호하면서 지역 사회에 이름이 나게 되었다. 이후 맡아온 굵직한 여러 사건들은 비단 동부 지역이 아니라도 제국 전역을 돌며 필요한 곳에 어디든 가서 도왔던 그의 흔적이다.
의뢰인에게는 친절하지만 기본적으로 너무 깊은 영역까지는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그것이 그의 직업정신인 탓이다. 그래도 맡은 바 업무에는 언제나 꼼꼼하고, 무슨 사건이건 일단 수임하면 최선을 다해 승리로 이끈다.
결혼을 한 적 있다고는 하나,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는 빛이 바랜지 오래며 누군가는 그가 이혼을 했다고도, 누군가는 사별했다고도 이야기한다. 이에 따로 답한 적은 없다.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알기 위해 커피하우스를 자주 가는 편이다. 갓 내린 커피와 신문 읽기를 즐기고, 담배를 종종 피우기는 하나 골초는 아니다.
Relationship

데나리아 에이든

엘윈은 그 어디에서든 무난히 출입할 수 있는 곳으로 커피하우스를 꼽는다. 또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에도 커피하우스만한 곳이 없고, 기자라던 데나리아를 만난 곳 역시 그랬다. 꾸준히 조 비노슈를 조명하며 때때로 불이익에도 굴하지 않는 심지 굳은 기자에게 약간의 도움을 준 후로, 그들은 나름의 친분을 쌓은 사이가 되었다. 커피하우스에 마주치면 사회비판도 서슴치 않고.
아델리나 셀루가

브라이어즈위크에 첫 사건을 수임하러 왔을 때, 이 고즈넉한 마을에도 커피하우스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듣고 찾아간 것이 아델의 커피하우스와 첫 인연이었다. 의뢰가 거의 들어오지 않아 파리만 쫓고 있을 때에도 1피니언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거기다 그의 커피하우스를 찾는 고객들에게 상담을 해주다 보니 알음알음 알려져 법률사무소를 찾는 고객도 제법 늘어났다. 대개 가난하고 억울한 이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정 많은 주인 덕분에 그는 아직도 짬짬이 커피하우스를 방문해 아델리나와 대화하며 세상 돌아가는 사정을 듣곤 한다. 그 기간이 벌써 10년이니, 어려움에 발벗고 나서줄 친구라고 보아도 좋겠다.
에멜리아 "라이헨베르크" 슈트라우스

황제의 애인이라던 그 여자, 에멜리아를 처음 보게 된 것은 법정이다. 사교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를 변호할 기회가 있었느냐? 기실 그보다는 상대편에서 절도죄를 뒤집어쓰고 추천장도 없이 쫓겨나게 생긴 에멜리아의 시종을 변호한 것이다. 본디 거물과의 싸움에서 득은커녕 밥줄을 잃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인 일이었으므로. 처참한 패소까지는 아니었다는 것이 그나마의 다행이라 하겠다. 엘윈은 그날, 대리인을 대동하고 단 한마디도 하지 않는 여자의 낯이 오래 기억이 났다.
유진 어비스

대학 졸업 이후에도 법률가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도와주었던 은사님을 뵈러 종종 대학을 찾았다. 그러다 만나게 된 것이 유진. 그가 세상을 보는 시선이 나름대로 바람직하다 여겼기에 유진이 기자 생활을 할 때에도 조언을 몇 번 주었더랬다. 평등한 교육기회에 대한 사안은 엘윈으로서도 외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고. 덕분에 조금 더 많은 아이들이 배움의 기회를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다면, 그야말로 다행인 일이다.
헤로도토스 칼리오페

이전 루미에르에서 커피하우스에 들렀을 적, 그 유명한 무사이의 칼리오페와 이야기를 나눈 적 있었다. 커피하우스에 있는 많은 이들 중 유독 어려보이는 낯에, 온화하고 유해보이는 성정. 필시 일이 생기면 손해를 볼 부류의 사람 같아 명함부터 건네며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일러 주었던 참이다. 뒤늦게 그가 포타모이 대극장의 뮤즈라는 사실을 알고 조금 머쓱해지기는 하였으나. 어떤 식으로든 인맥을 늘리는 일은 변호사에게 나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