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의 머리칼은 젊은 시절엔 불타오르는 듯한 선명한 색이었다만 나이를 먹어 흰머리가 늘고 색이 바랜 탓에 마른 피와 같은 탁한 붉은색을 띠었다. 어깨에 끝이 살짝 닿을 길이의 중단발이었고 하나로 묶는 것이 가능하여 대개 검은 끈으로 느슨하게 묶고 다녔다. 그러나 특별히 관리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잔머리가 많아 부스스하고 이리저리 비죽 튀어나온 꼴을 볼 수 있었다. 눈 색은 청사과를 닮은 밝은 녹색이었다. 제 기준으로 오른쪽 앞머리가 긴 편이라 손으로 쓸어 넘기거나 입으로 훅 불어 넘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왼쪽 눈 밑에 점이 하나 있었다. 머리칼도 그렇고 턱수염 역시도 제멋대로 자라게 내버려두는 것을 보아 자신을 꾸미는 데에 별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콧수염 정도는 멀끔하게 밀어낸다는 것. 걷어 올린 팔을 보다 보면 왼쪽에 손등부터 팔꿈치 정도까지 다섯 개의 긴 흉터가 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장은 178cm이며 조금 마른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노동으로 다져진 근육이 밀도 높게 들어차 있어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덩치가 있었다. 오른팔이 왼팔보다 조금 더 두꺼웠다.
여기저기 낡은 티가 나는 셔츠와 바지가 옷차림의 전부였으며, 추운 날에는 그 위에 역시 오래되어 보이는 맨틀을 걸치고는 했다. 직업 특성상 발을 전부 덮는 부츠 형태의 신발을 주로 착용했고, 일을 할 때는 앞에 불똥이 튀지 않게 앞치마를 두르기도 했다. 늘 더운 곳에 있는 탓에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지는 않았다.
능청스럽게 굴고 건들거리는 탓에 겉으로만 보기엔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말투 역시 가볍고 장난스러웠으며 말꼬리를 늘여 깊게 사귀기에는 어려운 사람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