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ren Polat
베렌 폴라트

불타는 강철의 마음


“사람은 쇠와 같다니까. 부딪칠수록 더욱 단단하게 되면서 예리해진다고.”



Job
대장장이
Region
산사르
Age
47세
Called
He
Mr
Appearance
적색의 머리칼은 젊은 시절엔 불타오르는 듯한 선명한 색이었다만 나이를 먹어 흰머리가 늘고 색이 바랜 탓에 마른 피와 같은 탁한 붉은색을 띠었다. 어깨에 끝이 살짝 닿을 길이의 중단발이었고 하나로 묶는 것이 가능하여 대개 검은 끈으로 느슨하게 묶고 다녔다. 그러나 특별히 관리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잔머리가 많아 부스스하고 이리저리 비죽 튀어나온 꼴을 볼 수 있었다. 눈 색은 청사과를 닮은 밝은 녹색이었다. 제 기준으로 오른쪽 앞머리가 긴 편이라 손으로 쓸어 넘기거나 입으로 훅 불어 넘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왼쪽 눈 밑에 점이 하나 있었다. 머리칼도 그렇고 턱수염 역시도 제멋대로 자라게 내버려두는 것을 보아 자신을 꾸미는 데에 별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콧수염 정도는 멀끔하게 밀어낸다는 것. 걷어 올린 팔을 보다 보면 왼쪽에 손등부터 팔꿈치 정도까지 다섯 개의 긴 흉터가 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장은 178cm이며 조금 마른 것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노동으로 다져진 근육이 밀도 높게 들어차 있어 가까이서 보면 생각보다 덩치가 있었다. 오른팔이 왼팔보다 조금 더 두꺼웠다.
여기저기 낡은 티가 나는 셔츠와 바지가 옷차림의 전부였으며, 추운 날에는 그 위에 역시 오래되어 보이는 맨틀을 걸치고는 했다. 직업 특성상 발을 전부 덮는 부츠 형태의 신발을 주로 착용했고, 일을 할 때는 앞에 불똥이 튀지 않게 앞치마를 두르기도 했다. 늘 더운 곳에 있는 탓에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지는 않았다.
능청스럽게 굴고 건들거리는 탓에 겉으로만 보기엔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았다. 말투 역시 가볍고 장난스러웠으며 말꼬리를 늘여 깊게 사귀기에는 어려운 사람처럼 보였다.
Detail
괴짜, 철없는 사람, 나잇값 못 하는 인간. 그를 처음 보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평은 그러했다. 자신은 그런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으며 때로는 그렇게 보이기를 바라는 것도 같았다. 그러나 단골, 이웃 주민 등 그를 봤던 사람들은 그가 유쾌하고 보이는 것보다 진중한 면이 있으며 자기 일에 열정이 있고 책임감이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인연에 연연하지 않아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았다. 그 때문에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었지만 깊은 관계가 되기에는 자신이 미리 선을 그어버렸다. 그런 주제에 참견은 또 잘해서 자칫 보면 선을 넘고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었다.

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 손위 누이가 있으며 현재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다. 그러나 누이와는 절연한 지 10년도 훨씬 넘었다. 어머니가 가끔 누이와 편지를 주고받는 모양이지만, 자신은 한 번도 연락을 취해본 적이 없다.

배우는 것, 새로운 지식, 사람, 술을 좋아한다. 대화 역시 좋아하며 자신이 모르는 주제라도 흥미롭게 듣는다. 싫어하는 것은 높은 곳, 마물, 새, 왼쪽 팔을 건드리는 것이다.

짧은 시간 동안 조 비노슈에게서 글자를 쓰는 방법을 익혔고 기초 교육을 받았다. 생업이 고된 탓에 초급 아카데미도 졸업하지 못하여 조에게 배운 나날들은 아주 귀한 시간이었다. 비록 오랜 시간 학생일 수는 없었지만, 아직도 그 시절을 추억하며 가끔 병상의 조를 찾아가곤 한다.

나무를 조각하는 취미가 있다. 때때로 만든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처럼 건네주기도 한다. 한가지 특징이 있다면 새 모양은 절대 만들지 않는다는 것.
8살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대장장이 일을 배웠고 현재는 아버지와 함께 대장간을 운영하고 있다. 말이 함께지 아버지는 거의 뒤에서 지휘 정도만 하고 실질적인 운영은 전부 자신이 도맡아 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대장장이 일에 흥미가 있고 재능도 있어 이제까지 벌어먹고 살 수 있었다. 실력이 좋아 먼 도시에서도 맡기러 오는 사람이 많다.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 왼쪽 팔을 어루만지는 버릇이 있다. 오래된 상처임에도 쑤셔오는 모양. 오른쪽 앞머리가 길기에 무언가 자세히 보고 싶으면 손으로 쓸어올리거나 불어올리는 습관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반말을 사용하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반존대를 쓰는 모양이다. 나이가 어린 이에게 야, 너, 인마, 거기 등 다소 무례한 호칭을 주로 사용하고는 했다.
체온은 높은 편이다. 만지면 따끈따끈하다.
배움에 대한 열망이 대단하다. 무엇이든 모르는 주제가 있으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지식은 없어도 생활의 지혜는 있는 편이다. 일상에서 습득한 것이 많고 나이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Relationship

에멜리아 “라이헨베르크” 슈트라우스

살롱을 꾸밀 물품들을 제작해왔다. 에멜리아가 제작자를 궁금해하는 이에게 베렌을 소개해준 덕분에 손님이 좀 늘었다. 자신이 살롱을 가본 적은 없으나 자기 물건이 호평 받고 많은 관심을 얻는 것에 뿌듯해 하고 있다. 단골손님인 동시에 사업을 도와준 에멜리아에게는 가끔 성의의 표시로 작은 물건을 대가 없이 만들어주곤 한다.
우티스

산사르에 그런 '것'이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보자마자 두려움에 사로잡혀 달아났지만 거기서 공격적인 물소를 맞닥뜨렸다. 목숨에 지장은 없으나 '그것'의 발톱에 또다시 팔에 크게 상처가 났다. 도와준 건가, 어렴풋하게 깨달았지만 인사를 할 정신은 아니었다. 베렌은 그대로 도망쳤고, 그 뒤로 다시 만난 적은 없다. 염치없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원더 라비린토스

취미로 하는 나무 조각이 누군가에게는 꽤 수요가 있던 모양이다. 대장간에 들르는 원더에게 하나 건네주었더니 이후로도 종종 마주했다. 조각품을 주면 가끔 원더가 필사한 책을 선물받았다. 별 거 아닌 나무 조각의 답례치고는 조금 과분하다고 생각할지도. 책을 읽다 모르는 글자는 표시해두고 묻곤 하며, 이후 주석으로 돌아와 많은 공부가 된다.
카탈리나 바스케스

지나가던 길에 카탈리나가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을 발견했다. 마물 혼혈이 불쾌한 싸움에 휘말리는 일은 다반사지만, 이걸 그냥 지나가면 베렌이 아니겠지. 곧장 끼어들어 솜씨 좋게 상황을 중재했다. 제게 쌀쌀맞게 굴긴 했어도 일단 명함과 감사인사는 주더라. 그거면 됐다고 생각한다.
헤로도토스 칼리오페

3년 전 쯤이었나, 우연히 조각품을 주문받았다. 무기를 주로 만들던 베렌에게 신선한 영감을 주는 의뢰였기에 성심껏 만들어주었다. 고맙게도 그 뒤로 계속해서 주문을 넣어주어 지금까지 연을 이어오고 있다. 보통 만드는 건 작은 장식품이나 소품용 가구. 다른 손님보다 조금 더 친밀한 사이라 그런지 소소한 이야기들을 자주 나누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