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짧은 백발, 푸른 눈, 174cm, 균형잡힌 몸.
검은 트리코른 아래 짖눌린 짧고 가는 백색머리는 헝클어져 있는 일이 잦았다. 머리카락을 손질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앞머리가 한 쪽 눈을 가릴 정도로 늘어져 있다. 그나마 가려지지 않은 쪽은 짙푸른 색인데도 데일 것 처럼 뜨거운 온도를 풍기는 듯 하다. 그나마 흩뿌연 일이 잦은 가는 금속테 단안경이 그 일렁이는 온도를 가려주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겠다. 몬트레이븐 특유의 검정색의 케이프는 먼지와 안개의 습기를 머금는 일 외에는 늘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여기에 무채색의 브리치스까지 합치면 그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색이라고는 빛나는 것과 다름없는 눈동자 밖에 없으리라. 수수한 옷에 가려 잘 보이지 않지만 꽤 몸이 균형잡힌 모양새다. 사실 멀리 갈 것도 없이 질끈 동여맨 신발을 보면 그가 돌아다니는 일이 많은 직업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보이는 것과 별 차이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다. 차분하고 담담한, 고저 없는 말투를 듣고 있다 보면 졸음이 올 것 같기도 하다. 분명히 말하지만, 조곤조곤한 말투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몬트리올의 안개와 닮은 낮게 깔리는 눅진함이 있다고 하는 편이 조금 더 가깝다. 그에 맞춰 타인을 대하는 태도도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본인의 몸을 사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생각하는 것에 가까운 정중함이다.
이렇게 봤을 때 그는 전체적으로 썩 눈에 띄는 부분이 없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다.
그렇지만 그의 일렁이는 눈과, 목소리 아래에 깔린 단단한 무언가를 느낀다면 당신은 그를 한 번쯤 다시 보게 되리라.
보아라, 시리게 타오르는 불꽃과 같은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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