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alina Vázquez
카탈리나 바스케스

빛바랜 지식의 요람


“조용, 집중하세요.”



Job
고전 문헌학 교수
Region
몬트레이븐
Age
43세
Called
She, Her
Ms, Sir, Prof, Dr
Appearance
그 교수가 몬트레이븐 대학의 긴 복도를 걸을 때면 모두가 그를 쳐다본다. 정확히 말하자면 수백의 시선이 교수의 ‘하반신’을 향했다. 입었다고 하기보다는, 걸쳤다고 하는 게 나을 스커트가 털로 덮인 ‘등’을 타고 흘러내리는 하체는 아무리 봐도 산양을 닮은 그것이다. 구두 소리라고 할 수 없는 발굽 소리가 나는 네 개의 다리가 대리석 복도를 누비고 있으면 누군가는 인상을 찡그리고, 누군가는 침을 뱉는다. 또 누군가는 공포를 느낀다. 반면 그런 시선을 받고 있는 ‘데스페론’은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는 점에서 이 광경은 기묘한 느낌을 준다.
카탈리나 바스케스 교수는 몬트레이븐 대학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다. 그 이유는 그녀가 쿼터임에도 불구하고 마물의 특징을 강하게 타고난 것에 있다.
강하고 날카로운 턱선과 고요한 눈매. 짙은 녹색의 눈동자는 강렬하고 신비한 느낌을 주며, 어둠 속에서는 얼핏 빛난다는 생각마저 든다. 항시 땅과 수평을 두는 동공을 가져 속을 알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깊은 눈빛을 통해 많은 말을 한다. 어깨에서 가슴으로, 날개뼈에서 허리로 흘러내리는 머리카락은 윤기 흐르는 새카만 색이며 종종 고풍스러운 장식핀을 꽂았다. 피부는 타고나기를 어두운 빛이고 그 나이처럼 보이지 않는 뛰어난 이목구비를 가졌으나 귀는 우제목의 그것처럼 미세하게 뾰족하게 보인다. 인간의 것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는 얼굴마저 이런 실정이라는 뜻이다.
정수리에서부터 앞발굽까지의 키를 재면 165cm가 된다. 앞다리에서 뒷다리까지의 몸 길이는 115cm다. 상체는 학자답게 얼핏 낭창하나 학자이면서도 강하고 유연한 근육으로 단단하다. 그렇게 단련된 신체마저 ‘데스페론’의 것이다. 카프리온의 생김새를 그대로 가져온 하체는 짙은 회황색과 검은색의 털로 뒤덮여 있다. 15cm 가량의 꼬리가 간혹 살랑인다. 뿔이 달리지 않은 것만이 다행이었다.
세밀한 자수로 장식된 흰 셔츠는 목과 손등을 레이스로 덮었다. 몸에 꼭 맞는 벨벳 상의는 늘 어두운 색이다. 짙은 남색, 진회색, 암적색, 짙은 녹색…그런 색만이 옷장에 가득할 것이다. 상의는 반들거리는 금속 단추와 자수로 장식되어 있으며 회중시계를 고정시켜놓은 금속 줄도 보인다. 여러겹의 속치마와 스커트는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그다지 길지 않다. 신발은 신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신을 수 없는 것이다. 목을 둘러 떨어지는 로켓 목걸이는 언제나 상의 안에 넣는다. 그리고 손에는 늘 가죽 가방을 들었다. 첨언하자면, 그 모든 것은 세월이 느껴진다.
목소리는 차분하고 침착하며, 무뚝뚝한 어조와 학문적인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의 강의가 ‘데스페론’의 강의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만석인 이유이기도 하다. 공과 사는 확실히 구별한다. 나이와 신분에 상관없이 존대를 사용하나 웃는 낯 보기 어려우며 대부분의 상황에서 교육자의 태도다.
Detail
때로 건조한 바람이 불고, 그렇지 않을 때는 안개와 비로 뒤덮이는 도시 몬트레이븐. 깎아지르는 절벽의 산들과 그 가장 험준하고 외진 곳에 위치한 집 한 채. 카탈리나 바스케스는 그 집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는 어두운 동굴에서 태어났다. 카탈리나의 부모님은 네 개의 다리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를 보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니, 이렇게 된 기원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카탈리나의 아버지, 로드리고 바스케스는 본디 남작의 아들이었으나 젊은 시절 갑작스러운 가문의 몰락으로 삶이 달라진 사람이다. 그는 상류층에서 자라 전통적인 명예와 도덕을 중시하며 살아왔다. 나이 열여덟에 가문이 무너진 후에 성을 바꾸고, 고서 복원 기술자로 거듭났지만. 그렇게 새로운 고서를 찾으러 북부로 갔다 한 ‘메타리온’ 여자를 만났다.
인간과 다를 바 없으나 발굽과 뿔을 가진 여자, 부드러운 검은색 머리카락과 빛나는 녹색 눈동자를 가진 헤스페리아. 저녁의 딸이나 동터오는 새벽을 닮은 그녀에게 첫눈에 사랑에 빠져 남아있던 일말의 명예도 버리고 결혼했다. 아내를 지키기 위해 그는 몬트레이븐의 산을 올랐다. 그에게 남아있던 모든 재물은 태어날 아이와 사랑스러운 아내를 위한 집에 모두 쓰였다.
그러나 동굴 속에서 낳은 아이는 제 어머니보다도 더 카프리온의 혈통을 진하게 타고 태어나 태어난지 30분만에 걸었고, 로드리고에게는 지켜야 할 것이 둘로 늘어났다. 아내의 다리와 뿔은 옷으로 숨길 수 있으나 딸의 다리는 그렇지 못했다. 아이는 네 발로 걸었고, 절벽을 탈 수 있었다. 그 이후에 태어난 동생들은 모두 인간이라 함에 무방했기에 카탈리나는 그들의 걱정을 한몸에 받았다.
숨겨 키운다면 괜찮을 줄로만 알았다. 카탈리나가 열 살이 채 되기도 전에 아버지가 복원한 고서를 읽기 시작하지만 않았더라면.

늦게나마 초급 아카데미를, 그리고 아카데미를 보냈다. ‘메타리온’이 만연한 세상이었으나 그들은 여전히 ‘디스페론’이고 ‘카타클리온’이었다. 카탈리나는 뛰어난 아이였기 때문에 더욱 차별 받았다. 그러나 평생을 차별 받아온 헤스페리아가 심어준 강한 자아와 자기 통제력, 아내와 자식을 지키기 위해 헌신해온 로드리고가 심어준 책임감과 보호본능은 시련 속에서 카탈리나를 더욱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카탈리나는 21살에 제국 중앙 대학에 진학했고,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여 제국 중앙 대학에서 고전문헌학 교수가 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알다시피 제국 중앙 대학은 카탈리나를 받아주지 않아 몬트레이븐에서 자격을 얻었다. 그마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카탈리나의 뛰어남은 ‘디스페론’이 가질만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래서 카탈리나는 북부로, 남부로, 남대륙으로, 끊임없이 떠났다. 고서 연구를 위해서라고 했지만 제국에 차마 발 붙일 곳 없어 그런 것을 모르는 자 없었다. 

  1. 몬트레이븐 대학의 고전 문헌학 정교수. 12년차. 터부시와 경원시를 동시에 받고 있으나 뛰어난 연구성과와 강의력 덕분에 교수 초기와는 다르게 강의가 폐강되는 일은 없다.
  2. 침착하고 신중하며, 이성적이며 논리적인 사람. 자기 통제력과 강한 자아를 가졌으며 지적인 일에 온통 관심이 가있다. 종종 그런 모습이 고독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을 그리 가까이 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타인의 감정과 의도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통찰력을 가졌다. 냉청하고 분석적일 때가 있다.
  3. 고서복원가인 아버지를 둔데다, 본인도 고전 문헌학 교수이기 때문에 고대의 언어에 능통하다. 고대 철학과 기타 문학에도 조예가 깊다.
  4. 남대륙의 고문서인 < 추락한 왕들의 메아리 >와 < 고대 신들의 장막 >, 북부의 고대 마물과 관련된 < 침묵한 자들의 노래 >, 북부에 있던 고대 왕국에 대한 기록 < 얼어붙은 서약 > 등… 모두 카탈리나가 번역한 책들이다.
  5. 개인적으로 검술을 연습하고 있으며 유연하고 단련된 몸을 가져 학자이나 신체 능력이 뛰어나다.
  6. 아버지 로드리고 바스케스, 어머니 헤스페리아 바스케스. 아래로는 디에고와 아나, 루이스, 이사벨이라는 동생들을 두었다. 동생들은 모두 결혼했으니 독신은 카탈리나 혼자이다.
  7. 조 비노슈보다 조 비노슈의 아들을 먼저 알았다. 카탈리나에게 조 비노슈는 그의 어머니이지, 다른 존재로 인식되지는 않았다. 그녀의 노력과 희생을 알고 있음에도 어쩐지 제 어머니를 떠올리게 해서일지도 모른다.
  8. 악기 연주도 무척 즐긴다. 류트를 뜯는 손길이 아주 능숙하다.
  9. 지식과 학문, 진정성, 향신료가 들어간 음식, 어두운 색을 좋아한다.
  10. 감정에 휩쓸리는 일, 거짓된 유대, 달콤하거나 부드러운 음식, 화려한 색상을 싫어한다.
  11. 가방 속에는 언제나 일거리가 정리되어 있다. 편지용 도장과 필기구, 나침반도 있지만.
  12. 사는 동안 차별을 받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의심하는 시선은 피곤했고, 아무 이유 없이 검문을 당한 적도 많다. 때문에 언제나 염증을 느껴 사람을 가까이 두지 않았다.
Relationship

데나리아 에이든

애제자였다. 카탈리나 바스케스는 시간이 무상하다 여겼다. 제자가 아카데미를 떠났다기에 의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또한 개인의 선택이니 넘어갔다. 하지만, 이렇게 달라진 모습을 마주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여전히 애제자이다. 그것은 달라지지 않는 명제다.
레이아스 레라지에

남대륙이든, 할리카사든 아무런 정보도 없이 탐사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그러나 늘 특이한 카탈리나 바스케스는 할리카사의 가이드로 14살의 어린아이를 택했다. 아이-레이아스는 카탈리나를 어른들도 모르는 장소로 곧잘 이끌었다. 그때의 레이아스를 기억하기에 카탈리나는 할리카사의 추억을 언제나 좋은 것으로 간직하고 있다.
로빈 크로울리

아카데미를 다닐 당시에는 어느 누구랄 것없이 서로가 유명했다. 인사하는 것을 구태여 쌀쌀맞게 쳐낼 이유가 없어 받았고, 가끔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하지만 인연이란 언제나 잠깐 스쳐지나가는 것이기에 아카데미를 졸업하고는 얼굴 볼 일이 없었다. 그 선배가 오래된 의료서를 들고 카탈리나를 찾아오기 전까지는.
베렌 폴라트

카탈리나 바스케스에게 곤란한 상황이란 익숙한 일이다. 정말 곤란한 상황은, 도와준다는 사람이 나타나는 일이고. 그렇게 나타난 사람은 능숙하게 상황을 정리해줬으므로 감사를 표하는 것이 맞았다. 그리고, 카탈리나는 대가 없는 도움은 받지 않는다. 명함을 남긴 것은 그런 이유다.
아델리나 셀루가

수많은 출장과 일 속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럴 수 있는 커피하우스를 찾는 것또한. 그렇다면 그 커피하우스의 주인이 카탈리나의 책을 읽고 있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그러니 카탈리나가 다른 건 몰라도 커피하우스를 무척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아스트라페 바르카스

절벽과 돌로 가득한 몬트레이븐의 산에서 길을 잃지 않는 자는, 빽빽한 루미에르의 숲에서 길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카탈리나는 그 속담을 제가 몸소 실천하게 될 줄은 몰랐다. 장난스러우나 친절한 숲지기의 도움을 받아 다행이었다. 가만, 그 숲지기의 이름이 뭐였더라…
아크라티오 스비논

축제의 도시에서 태어났으나 언제나 세상과 유리되어 살아온 '메타리온'은 즐거움일랑 일 밖에는 몰랐다. 그러나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방문자는,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겠다며 카탈리나를 이끌었다. 축제가 끝나고 사라졌으니 그는 한여름밤의 꿈일까? 아주 약간은, 호기심이 생겼다.
에멜리아 “라이헨베르크” 슈트라우스

지나치게 많은 편견과 차별 속에 살다 보면, 가끔은 그저 알아지는 것이 있다. 이를테면 라이헨베르크 후작 부인의 편지에서 느껴지는 짙은 조롱. 저와 나는 다른 '메타리온'이라는 암시. 카탈리나는 그런 저열한 수작에 놀아날 의향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거절했다. 그런 자에게는 미움을 사건 말건 상관 없다.
우티스

남대륙을 탐사하러 다닐 시절, 얼마나 많은 시선에 시달렸을지 모르는 아이를 만났다. 카탈리나는 앞뒤 재지 않고 아이를 시선에서 숨겼다. 제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일까. 자꾸만 눈이 갔다. 그래서 잘해주었다. 카탈리나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것 뿐이기에. 그 아이의 시선이 언제부터 머물렀는지도 모르고.
유세티스

카탈리나 바스케스 교수는 유세티스 교수를 꺼림칙하게 여긴다. 학회에서 마주칠 일이 생긴다면 최대한 피해서 가려 하고, 꼭 약점이 잡힌 사람처럼 군다. '그' 카탈리나가 그럴만한 일이 뭐가 있으려고, 하는 사람들이야 많다. 물론, 사실은 당사자들만 아는 일이겠지만.
유진 Y. 어비스

동문이야 많다지만, 야학에서 동문을 만나는 건 아주 흔한 일은 아니다. 그것도 비슷한 선생의 위치로는 말이다. 카탈리나는 유진의 명석함을 높이 평가한다. 나이 차이가 나서 선후배 사이가 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정도로. 그러니 제가 알고 있는 내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려고 노력했다.
이드몬 르노 위베르

제게 맞춘 옷을 부모님이 지어주는 것은 어릴 때에나 할 수 있는 일이지, 나이를 먹고 나서는 어려운 일이다. 고민 끝에 카탈리나가 찾은 곳은 이드몬의 상회였다. 옷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 옷을 받으며 이드몬이 하는, 제 책에 대한 질문에도 친절히 대답해준 것이다. 호의에는 호의를 돌려줘야 하니까.
제이 밀러

고전 문헌학을 연구한 이래 카탈리나의 삶은 반은 육지, 반은 바다 위였다. 그렇다 해서 고문서에 대해 질문하는 이등항해사를 자주 만난다는 뜻은 아니지만. 성실히 대답해준 뒤에 다시 만날 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꽤나 접점이 많다. 어쩌면 조금 친밀해졌을지도 모르겠다고 카탈리나는 생각한다.
헤로도토스 칼리오페

음악가라고 하는 사람이 고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처음 본다고, 그 고객이 들고 온 책을 번역하며 카탈리나는 생각했다. 그러나 무엇이든 '읽음'에 대한 열정은 인정해주어야 한다. 오래된 악보를 번역하여 선물로 건넨 것은 그 일환이다. 그 보답으로 작은 공연을 해줄 줄은 몰랐지만. 감상은, '아름다웠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