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ape Barkas
아스트라페 바르카스

숲바다의 길잡이


“쉿!”



Job
숲지기
Region
루미에르
Age
26세
Called
She, They
Miss.
Appearance
곱슬거리는 검은 머리칼은 어깨 아래까지 넘실거린다. 잘 관리 되었다고 하기에는, 오래도록 방치해 제멋대로 길고 헝클어진 모양새에 가깝다. 드러난 이마는 희고 매끈하며, 시야를 가리는 머리칼은 없다. 그 기준이 정확히 ‘불편하지 않은’ 쪽에 있는 까닭이다.
금색 눈동자는 어디서나 빛이 죽는 일이 없다. 끝이 올라간 날카로운 눈매에, 유독 크고 길쭉한 금빛 눈동자가 빛의 유무와 관계없이 빛나는 것은 쉬이 짐승을 연상시킨다. 유독 도톰한 입술이 호선을 그릴 때에도, 그는 상대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웃어, 미소의 의미가 흐려지는 일이 잦다.
154cm로, 체구는 작으나 체격은 다부지다. 칼은 왼손으로 쥐나 화살은 오른손으로 겨누므로, 글라디우스는 오른쪽에, 장궁은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로 비스듬히, 화살통은 꼿꼿한 깃들이 오른쪽 골반 위에 보이게, 단검은 왼쪽이나 오른쪽을 가릴 것 없이 손에 잡히는 곳에 두어개를 둔다. 복장은 불량한 축에 속한다. 위에는 흰 셔츠와 밑으로는 검은 바지, 종아리 절반까지 올라오는 가죽 부츠를 챙겨입는 한편으로 곧잘 그 위로 드레스를 덧입을 때가 있어서다. 그 위로 녹색 망토 두르는 것 또한 잊지 않는다.
태도는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무람없다고 표현해도 틀리지 않다. 어느 때에건 물러서거나 주눅 들지 않는다. 좀처럼 시선 피하는 법이 없다. 존대와 경어를 모른다. 시원시원하며 너그러운 성미가 아니었다면, 분명 타인과의 잦은 문제를 겪었으리라.
나무 그늘 아래에서 가장 자연스럽다. 그가 속한 곳이라 말해도 무방하다.
Detail
ⅰ 사냥꾼의 딸
-새로운 해의 첫 일 (1월 1일) 생. 이 세상 그 어떤 이도 제가 태어난 날을 또렷하게 기억하지는 못하는 법이니 정확한 정보는 아니다.
-왼손잡이. 이제는 오른손도 곧잘 다루어 양손잡이라 해도 문제는 없다.
-오감이 예민하다. 예민한 동시에 둔하다고 해도 좋은데, 곧잘 이런 식이다. 미각이 예민하지만, 맛있거나 맛없다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못하거나, 후각이 예민하지만, 제가 더 좋아하는 향수는 고르지 못하는 식.
해를 피한다. 태양이 가장 높게 떠오르는 시간에는, 녹색 망토를 두르고 두건을 깊게 눌러 쓰거나 나무 아래의 그늘에 머물거나 하는 일이 많다.
-새로운 것을 즐긴다. 문화, 혹은 취미, 사람, 그 어떤 것이라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권유한다면, 그는 반드시 함께할 것이다. 당신이 이 집단에 속하게 된 새로운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말을 거는 사람은 그일 확률이 높다.
-낯선 이에게 쉬이 친근하게 구는 만큼, 또 받아들이는 사람의 시선이 너그럽지 못한 경우에 따라, 그가 다소 예의가 부족하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는 타인을 죄 ‘너’로 호칭하며, 존대나 경어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 그래서 그가 좋아하는 것은 드레스, 티타임, 음악, 연극과 책. 그가 열셋부터 열여섯까지 새롭게 접한 것들이며 싫어하는 것은… 죽음, 피. 그러나 그는 호는 드러낼 지언정 불호는 드러내지 않는다. 약점을 감추는 것은 사냥꾼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법이므로.

ⅱ 숲바다의 길잡이
-오래도록 숲을 터전으로 하여 살아온 이답게, 그는 숲에 예민하다. 숲이 내는 소리, 숲이 걸어오는 대화를 피할 줄을 모른다. 누군가 지나가며 부러뜨려놓은 가지, 짓밟아놓은 이끼, 저 멀리서 바스러진 나뭇잎이 내는 소리 따위를 기가 막히게 알아차린다. 꽃이 피고 나무가 무성한 방향으로 해가 어디서 뜨고 어디서 지는 줄을 안다. 그는 수색과 사냥에 능숙하다.
-그는 짐승을 사냥하는 것에 능숙하나 인간과 비슷한 것을 마주하면 움추러든다. (부친의 죽음과 연관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활을 잘 다루지만 체구가 작아 남들보다 짧은 활을 다루어 비거리가 짧다. 검도 단도도 곧잘 다루나, 그래, 그는 피보는 것을 즐기지 않는다.

ⅲ History
-그는 숲지기 겸 사냥꾼의 딸, ‘아스터’로 태어나, 마물 드글거리는 북쪽의 깊은 숲속에서 13년을 자랐다. 적어도 그가 기억하기로는 그렇다. 그는 제 의지대로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는 나이쯤에는 칼로 토끼의 뱃가죽을 가를 줄 알았고, 제 의지대로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을 나이쯤에는 이미 여우가 나다니는 길을 따라 덫을 놓을 줄 알았다.
-짐승 사냥꾼인 동시에 마물 사냥꾼이던 부친이 죽고, 그가 숲을 떠난 것은 열세살의 일이다. 누구나 흔히, 그의 부친이 마물이나 짐승의 손에 죽었을 것에 짐작하지만, 사실 부친은 다른 사냥꾼의 눈 먼 화살에 맞아 죽었다. 그는 숲에 홀로 살기에는 너무 어린 아이였으므로, 올림포스에 살던 모친이 그를 데려가게 된다.
-모친, 클레오니카 바르카스는 그를 데려가 그를 ‘문명인’ 답게 키우고자 했다. 그가 뒤집어쓴 짐승의 피가 묻은 망토와 녹색과 갈색 얼룩이 든 바지, 헤진 셔츠 따위에 진저리를 내면서. 그는 글을 읽을 줄은 알지만 어려운 단어는 알지 못하고, 대화를 할 줄은 아나 존칭이나 경어를 몰랐으며,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할 줄은 아나 스푼으로 대충 퍼먹기를 즐겼으므로 그 불쾌한 강조는 그리 대단한 비하는 아니었다. 그는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즐겨 3년을 모친 곁에 머물렀고, 드레스를 입고, 사전을 쌓아두고, 수와 셈 따위를 공부하고 ⎯아카데미에 가지는 않았다. 클레오니카 바르카스가 감히 부족한 딸을 세상 밖에 내놓을 리 없으므로⎯, 여러개 놓인 포크와 나이프 중 적절한 것을 고를 줄 알게 되었으나 여전히 존칭과 경어를 익히지 못한 채로 열여섯살에 집을 뛰쳐나왔다.
-그가 돌아가고자 한 것은 다시, 빛이 들지 않는 숲, 하늘을 빽빽히 가린 나무 그림자가 어지럽게 얽혀 있는 곳. 그러나 그가 태어나 자란 오두막은 이미 돌아갈 곳이 못 되었다. 그는 제가 머무를 숲을 찾아 엘리시온을 꼬박 일년 동안 떠돌았고, 그러다 우연히 조 비노슈를 만났다.
-조 비노슈는 아스트라페에게 루미에르의 어떤 귀족이 소유한 숲의 숲지기를 구한다는 것을 일러주었고, 아스트라페는 그리로 향했다. 열여덟부터 스물여섯. 아스트라페는 꼬박 8년째 그 숲의 유일한 숲지기이다. 이제 더는 그 숲에 누구 하나 찾아오지 않는다 할 지라도.
Relationship

다이네 브리사스

고작 서너살, 그즈음의 이야기이다. 아스트라페가 아직 사냥꾼의 작고 어린 딸이던 시절, 그에게는 소꿉친구가 있었다. 이름은 다이네 브리사스. 아스트라페의 아버지의 친우의 딸. 그러나 어린아이의 짧은 인연은 쉽게 끊기고, 다이네는 아스트라페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다. 모든, 어린 시절의 친구들이 그러하듯이.
레이아스 레라지에

공연 및 전시 모임… (의 모임장? 팀장? 조장? 뭐라고 하는지를 모르겠다.) 여하간, 공연이나 전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레이아스가 아는 것을 아스트라페에게 알려주거나, 아스트라페가 아는 것을 레이아스에게 알려주거나… 드레스를 선물 받기도 하고 (정말 예쁘고 좋은데, 그 코르셋이란 거, 불편해서 영 못 쓰겠더라.) 소감을 나누거나, 의견을 교환하고… 그런 사이.
로빈 크로울리

13년 전, 북부에서의 일이다. 아버지가 다른 사냥꾼의 눈 먼 사냥꾼의 화살에 맞았을 때에, 아스트라페는 북부를 샅샅히 뒤지… 지 않고,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의사, 로빈 크로울리를 찾아냈다. 결론만 이야기하자면, 아스트라페의 부친은 결국 사망했다. 사망선고를 내리고 뒷수습을 도와준 로빈은 아스트라페의 향후 거취를 캐물었고, 숲에서 머물겠다는 아스트라페를 설득해 어머니에게 가도록 했다. (참 걱정 많은 이였지! 편지를 꼭 보내라 하지를 않나.) 아스트라페는 이후, 편지를 보냈다. 한참 늦었고, 알아보기 힘든 글자였지만. 그리고 그게 마지막 연락이었다.
마르티나 록히스

숲지기 동료. 마르티나 록히스는 그보다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지만, 아스트라페는 멋대로 그렇개 생각하곤 한다. 둘은 황실의 숲에서 만났다. 하나는 관리인으로, 하나는 귀족이 데려온… 시종으로. (아스트라페: 시종보다는 사냥개라고 해두자!) 지루한 사냥이 이어지는 동안, 둘은 짧은 이야기를 나누며 안면을 익혔다.
아달탄 이라 카르제아

-숲 속의 비밀친구
별채에 갇혀 지냈을 때 숲 쪽에서 작은 돌이  창문을 두드리기만을 기다렸다. 숲 속에서 어른들의 눈을 몰래 피해서 놀던 이는 어느 순간 없어졌고 어린 시절도 그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올림포스에서 익숙하지만 다른 모습의 친구와 재회하게 된다.
아크라티오 스비논

그러니까, 루미에르 숲에는 찾아오는 손님이 몇 없다. 그리고 아크라티오 스비논은, 그 몇 없는 손님 중 가장 선명하고 또렷한 기억을 남긴 이다. 그는, 어느 날 불쑥 숲으로 찾아왔다. 그의 시선을 느꼈댔나, 하며. (헛소리! 나는 사냥을 하는 짐승처럼 은밀하고 날카로운 시선을 보낼 줄 안단 말이다!) 그러고는 아스트라페와 신나게 대화를 나누다, 떠날 때에 또 불쑥, 배에 타겠냐는 제안을 남겼다. 아, 데이트 신청이라고도 했었지. 아스트라페는 그것을 처음부터 끝까지 농담으로 알았고, 너 나무가 바다에 뿌리 내리는 것을 보았냐며 핫핫 웃기도 했다. 그렇게 그는 떠났다. 아주 즐거운 추억만 남겨두고서.
에멜리아 "라이헨베르크" 슈트라우스

어머니의 지인… 일까. 클레오니카는 아스트라페가 에멜리아의 'ㅇ'자도 꺼내지 못하게 했으므로 (어떻게 'ㅇ'을 쓰지 말라는 건지! 내 이름에도 'ㅇ'이 들어가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일이다. 에멜리아는 종종 아스트라페에게 선물을 보냈고, 아스트라페는 그것을 감사히 받아 챙겼다. 어머니가 뺏거나 버리지 않도록, 몰래몰래 숨겨가면서.
우티스

9년 전 가을 어드메. 엘리시온을 떠돌돈 아스트라페는 우연히 '작고 어린' 우티스를 만났다. 그는 하필, 깊은 숲도 아닌 초원에서 길을 잃은 아스트라페를 발견했고, 나가는 길을 알려달라 말하자 흔쾌히 길 안내를 맡아주었다. (태워주는 것에는 돈을 받지만, 길 안내는 공짜로 해주다니. 정말 너무 착해빠졌지!) 둘은 자연스레 길동무가 되었고, 겨울로 넘어가는 시린 날씨에 서로를 꼭 끌어안고 밤을 보냈다. 한겨울 어느 날, 작별 인사를 나누고 아쉽게 헤어져야만 했지만. 그래도 우티스는 아스트라페의 아주 소중한 친구 영역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이 밀러

아스트라페가 지내는 루미에르의 숲은 도저히 길 잃을 만한 것은 아니다. 험하지도, 높지도 않은 완만한 능선과 그럭저럭 빼곡한 나무들. (물론 아스트라페의 시선에서다.) 그러나 한 번도 잃기 힘든 길을 둘이나 잃은 이가 있으니, 그게 바로 제이 밀러다. 한 번 길 잃은 것을 구해줬더니, 선물을 주겠다며 찾아왔다가 또 길을 잃는 바람에 아스트라페는 제이 밀러를 숲밖으로 내보낼 때에 '들어올 때는 언제든 연락하라'고 인근 우체국의 주소를 쥐여주었다.
카탈리나 바스케스

루미에르 숲의 손님. 밤에 길 잃고 헤매던 것을 우연히 주웠다. (순전히 아스트라페의 관점으로.) 너무 늦은 시간이라, 가는 길에 또 길 잃을까 염려되어 집에 데려와 하루를 보냈고. 아침이 되어 숲밖에 내보내는 것으로 인연은 끝났다. 숲에는 왜 왔더랬느냐고? 그 뭐더라, 연구인가 뭐시긴가…
퀼리아 마르가타

퀼리아 마르가타의 초창기 팬. (이는 아스트라페에게 굉장히 자랑할 만한 일이다. 내가 처음부터 뜰 것 같았다고 했잖냐!) 거취가 이리저리 정신 없이 바뀌는 와중에도 아스트라페는 꾸준히 퀼리아 마르가타의 공연을 챙겼고, 자주 얼굴 도장을 찍은 덕분에 이제는 가벼운 대화까지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었다.
헤로도토스 칼리오페

루미에르 숲에 더는 그 주인이 방문하지 않게 되었을 무렵, 아스트라페는 포타모이 대극장에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취미를 들였다. 아니, 정정하자. 포타모이 대극장에 주기적으로 방문해서, 옆자리 사람을 붙들고 감상을 늘어놓는 취미를 들였다. 헤로도토스 칼리오페는 그렇게 이어진 인연이다. 대화가 너무도 잘 이어진 끝에 (아스트라페의 착각일 수도 있다.) 근처 찻집까지 끌고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후로도 인연은 꾸준히 이어졌다.